사우디 왕실도 베팅…우버, 상장 안하고도 13조원 투자유치

입력 2016-06-02 17:39   수정 2016-06-03 09:51

Wide & Deep - '공룡 스타트업' 된 우버

35억弗 투자한 사우디 국부펀드, 우버 지분 5% 확보·이사회도 참여
MS·바이두·도요타 등 잇단 투자…작년 10억弗 적자, 거품 논란도



[ 임근호 기자 ] 미국의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우버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로부터 35억달러(약 4조1700억원)를 투자받았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단일 투자금액으로는 사상 최대다.

외부에서 우버에 투자한 금액은 이번 건을 포함해 총 107억달러(약 12조7000억원)에 이른다. 투자자들이 평가한 우버의 기업가치는 625억달러(약 74조2500억원)에 달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을 합한 것과 비슷하다. 왜 우버에 막대한 투자자금이 몰릴까.


○PIF, 등기이사 자리 얻어

PIF는 우버에 35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우버 지분 약 5%와 등기이사 자리 하나를 얻었다. PIF 사무총장인 야시르 알 루마미얀이 우버 등기이사로 취임한다. 루마미얀 사무총장은 “우버가 세계에서 어떻게 도시 내 이동성을 개선했는지 목격했다”며 “이런 여정에 동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많은 투자자가 우버에 투자했지만 등기이사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드물다”며 “우버의 상세한 전략과 성과를 가까이에서 지켜볼 기회를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PIF의 투자 결정은 사우디 정부가 2030년까지 석유 의존형 경제에서 탈피하겠다고 지난 4월 선언한 성장정책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우버는 사우디 5개 도시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사우디에선 여성이 직접 운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버 승객의 80%가 여성이다.

포스코건설 2대 주주기도 한 PIF는 포스코대우(옛 대우인터내셔널)와 함께 사우디 리야드 북서쪽 수다이르 지역에 국민차 생산공장을 짓는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우버의 미래에 베팅한다

투자자 사이에서 우버 인기는 갈수록 치솟고 있다. 우버는 지난해 9월 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 등으로부터 12억달러를 유치했다. 올해 2월엔 러시아계 투자회사 레터원에서 2억달러를 투자받았다. 지난달엔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우버와 제휴를 맺으면서 금액을 밝히지 않고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같은 ‘우버 사랑’은 이동서비스 시장의 미래에 대한 베팅이다. 댄 닐 월스트리트저널(WSJ)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자동차를 파는 시대가 끝나고 자동차를 타는 경험을 제공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량 등장과 경기침체 등으로 사람들이 차량 소유를 기피할수록 우버와 같은 차량공유 업체가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애플이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에 10억달러를 투자하고, 이스라엘 차량공유 스타트업 겟에 폭스바겐이 3억달러를 투자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보조금 뿌리면서 적자 지속

우버를 보는 불안한 시선도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투자자들이 우버에 투자하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고, 우버는 또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자유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 결과가 예상에 못 미친다면 이 사이클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월 유출된 우버의 재무현황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우버의 매출은 2014년 4억9530만달러에서 작년 상반기 6억6320만달러로 34% 급증했다. 매출 성장세는 가팔랐지만 순손실이 같은 기간 6억7140만달러에서 9억8720만달러로 커졌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서 운전자와 승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대규모 보조금을 뿌렸기 때문이다. 인도의 한 우버 운전자는 “하루에 10시간씩 운행 대기를 하는 조건으로 우버로부터 한 달에 6만루피(약 105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2월 캐나다 베타킷과의 인터뷰에서 “우버가 미국에선 이익을 내고 있지만 중국에선 연간 10억달러 이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버는 중국에서 디디추싱, 인도에서 올라, 동남아에선 그랩택시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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